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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돈 85만원으로 포장이사를 했어요.

갑작스럽게 이사를 결정했어요.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농담으로 "더 촌으로 살러 갈까?"라는 이야기를 던졌는데......
조그마한 텃밭이 있어서 상추도 키우고 방울토마토도 심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말이 정말 현실이 되었어요.
자의반 타의반 더 시골로 이사를 왔어요.
남들은 우풍이 있어서 주택에 어떻게 살겠냐며, 방은 몇 개이냐, 주위에 마트도 없으니 불편하지 않겠냐며 걱정을 했어요.
요즘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어요. 아이가 어리다보니 뛰는 소리가 나도 저희 집이라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밑에 집에서 올라와서 많이 참았다고 하시네요. 10, 11시에 뛰지 말라고. 맞벌이부부라 출근 시간이 바빠서 아이들은 꼭 9시에 재우는데. 도대체 자는 아이들이 어떻게 뛰었는지.
남편이 화가 나서 밑에 집에 가서 이야기를 했답니다. 밑의 집이라 옆에서도 뛰는 소리가 티고 온다고요.
그 뒤로 좀 더 예민해졌어요. 아이들이 조금만 뛰어도 뛰지 말라고 발소리 작게 하라고 했네요.
층간소음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며 출근스트레스도 없고 텃밭도 가지며 살 수 있게 주택에 2년 정도 살고 오자.
남편과 이야기를 하며 15일만에 이사를 결정했어요.
뭐 별 것 있겠냐며 부랴부랴 이사를 했네요. 남편이 포장이사앱에 이사를 원하는 날짜를 올렸어요. 그랬더니 한 군데에서 연락이 왔어요. 2월이고 급하게 하다보니 포장이사업체가 모두 바빴네요.

아직 계약도 하기 전인데 집이 어느 정도 되는지 보러 오셨어요. 사실 귀촌이라 가지고 가는 것보다 버리는 것을 택했어요. 큰 집에서 살다가 오숭도순 살자며 작은 평수로 옮기기로 했어요. 사실 저희는 신혼집처럼 작은 집이 더 좋네요. 알콩달콩 살 수 있어서요.
영남익스프레스 포장이사였어요.
가격은 사다리차까지 80만원. 계약금 10만원을 걸었어요.
포장이사날.
8시에 오셨어요. 사실 바빠서 이사짐을 정리하지 못했어요. 꼼꼼하게 버릴 것은 버리고 가야 하는데...... 이사 전 남편의 힘든 일과 함께 바쁨으로 100리터 쓰레기봉투 3개만 우선 버렸어요.
그래도 포장이사라 신경을 많이 써지 않아도 되었어요.
4분이 오셔서 이사짐을 포장하시기 시작했어요. 남자 3분에 여자 1분. 남자 3분은 큰 것을 옮기셨고 여자분은 주방과 냉장고를 맡으셔서 청소를 하기 시작하셨어요.
야무지게 짐을 포장하셨어요. 냉장고도 문을 분리해서 포장하셨고, 옷도 띠로따로 포장을 하셨어요.
2시간 정도 짐을 다 정리하셨어요. 점심을 드시러 가신다고 하시기에 점심값으로 5만원을 드렸답니다. 이사를 할 때는 점심값을 쳥겨서 드리더라고요. 멋모를 때는 이사 점심값으로 10만원 드렸는데 5만원 정도가 부담 없네요. 그래서 포장이사비용은 85만원이 들었어요.
점심을 먹고 와서 짐을 풀기 시작하셨어요. 배치를  물어보셔서 함께 이야기를 했어요. 30평이 안되는 단독주택이다 보니 양문형 냉장고와 김치냉장고가 들어갈 위치가 고민이었거든요. 인테리어에 잼병인 남편은 거실 창문 쪽으로 막자고 했어요. 그러다보면 탁트인 텃밭을 볼 수 없을 듯 해서 옆으로 배치하기로 했어요. 간격이 나올 듯 말 듯 했는데 맞추어주셔서 언제나 텃밭을 보면서 햇살을 맞으면 되겠어요.

이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텃밭에서 놀았어요. 흙을 싫어할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아이들은 달리기도 하고 신나게 놀았어요. 흙으로 흙집도 만들고 모래성도 만드는 모습에 촌의 단독주택으로 이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봄이 기디려지네요.

인터넷도 미리 예약해서 이사 당일 설치했어요. 큰 집에 살다가 작은 평수의 집으로 오니 와이파이가 짱짱하게 잘 되네요.
오랜만에 사용하는 기름보일러에 기름도 한 드럼 넣었어요. 우리 동네에서 기름 한 드럼은 16만원하네요.
가스도 불렀어요. 가스 한 통에 3만5천원하네요. 가스집 아저씨께서 가스를 달아주시며 가스가 오래 되었으니 교체를 하라고 하시네요. 내일은 가스레인지 사러 가야겠어요. 헹거, 밥상, 수납장에 살 것 투성이랍니다.

짐 정리가 되고 영남익스프레스 포장이사분들은 가셨어요. 스팀청소까지  있었는데 이 부분은 할 상황이 아니었네요. 가구가 작아서 옷 정리를 다 못했어요. 헹거만 있었어도 깨끗하게 정리가 다 되었을텐데. 저희가 너무 이사 준비를 하지 않고 왔나봐요.

가스레인지가 별로여서 저녁은 치킨을 서서 먹었어요. 완전 시골이다 보니 치킨집이 차로 10분을 가야 있고 한 마리는 배달도 되지 않네요. 주문을 하고 가지러 갔어요.

촌집에서 하루를 살았어요. 주변에 집이 별로 없고 저녁 6시가 되면 불이 꺼지네요. 기름보일러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이네요. 아무 것도 없는 시골.
공기청정기도 필요 없고, 층간소음도 걱정할 것 없네요. 밤에 별도 엄청 보이고요.
불편함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사온 첫 날 너무 만족하고 있답니다. 거실에서 실컷 줄넘기를 하는 딸과 뛰어다니는 아들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것이 좋네요.
이번 주는 짐을 깨끗하게 정리해야겠어요. 짐이 정리되면 상추도 심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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