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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나서 시금치가 싫어지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살고 있어요.

시어머니 결혼을 하기 전부터 2일에 한 번씩은 안부전화를 하라는 것이에요. 아직 시어머니와 전혀 교감이 없는데 전화를 하려고 하니 부담이 되었어요.

하지만 홀시어머니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주 전화를 하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러나 직장에 육아에 바쁜 저는 4일에 한 번 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시어머니

  "오랜만이다!"

정말. 우리 친정엄마에게는 한 달에 한 번 전화를 하는데......

울남편요. 다정한 남편이지만 친정집에 전화는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우리 친정집 그런 것은 대수롭지 않게 넘겨요. 전화 안해도 된다고요.

 

그런데 이번 주 사건이 터졌어요.

회사에 다녀와서 파김치가 되어서도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따르릉"

남편의 전화벨이 울렸어요. 도련님이 전화를 했더군요. 남편과 도련님은 거의 전화가 없는데

시어머니가 동창회에서 호주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뭐 갈 수도 있겠다 생각을 했어요. 여행을 가는 것은 자유이니까요.

그 다음 이야기에 주저앉고 말았어요.

남편과 도련님이 100만원씩 200만원을 해 주자는 것이었어요.

100만원이 그렇게 뚝딱 나오나요? 어린이날 아이들 선물로 사주지 않고 아파트를 살 것이라고 한 푼, 두 푼 모으고 있는데... 저희 도련님은 장가도 가기 전에 4천 만원의 대출금도 있는데.

 

남편은 미안했는지 집안일을 해 줄 때마다 만 원씩 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아들 기저귀도 갈아주고, 설거지도 해 주네요. 사실 정말 심한 짠돌이 남편이거든요.

 

처음에는 도련님이 효도의 일환으로 보내자는 것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오늘 알게 되었어요.

어머니가 도련님에게 그 전화를 시켰다는 것을요.

도련님이 다시 전화를 했어요.

"엄마가 호주에 가신다!"

남편 알았다며 돈을 보내기로 했어요.

시어머니에게 호주 가시냐며 안부전화를 했어요. 호주에 가신다고 하더군요.

저는 약간 화가 나서 말도 안하고 남편이 전화하는 것을 듣고만 있었어요.

 

그런데 시어머니의 계좌번호가 없는 것이었어요. 도련님에게 시어머니의 계좌번호를 물어보았어요.

조금 있다가 시어머니가 문자로 계좌번호를 보내셨네요.

차라리 시어머니는 가기 싫은데 아들들이 보내주는 것이면 더 보기 좋을텐데.....

우리 도련님 언제 대출금 다 갚고 장가를 갈지.

저 같으면 10개월 된 아이까지 어린이집에 보내며 열심히 사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미안해서라도 그러지 않겠는데.

 

돈도 주인이 있나 봐요.

갑작스런 100만원이 어디서 나올 수 있었겠어요.

열심히 사는 제가 안타까워서인지 5월 친정에서 170만원을 해서 주셨어요.

조금씩 1년을 모았다면서.

이런 친정부모님께는 도저히 말을 할 수 없네요.

그 돈 중에 100만원이 시어머니 여행비로 나갔다는 사실을요.

 

금방 친정엄마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어요.

비싸서 못 사주었던 딸아이의 장난감 레고도 좋은 것으로 하나 사 주어야겠어요.

 

시어머니 다 이런가요?

우리 친정엄마는 올케 언니에게 이러지 않던데...... 전화를 오는 것도 귀찮다며 하지 말라고 하는데.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면서요.

친정엄마는 울오빠와 나에게 부담된다고 여행도 조용히 다녀오시는데.

다음에 친정집에서 부모님이 여행을 가면 100만원 해 드려야겠어요.

금방 남편에게도 그러자는 확답을 받았어요. 친정엄마는 받으려고 하시지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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